아내가 한달 전에 출산을 했습니다. 그전 까지만 해도 출산 후 요통이나 목 부위의 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을 그저 3자적 입장에서만 접근했었는데 막상 출산이라는 인생의 큰 과정을 옆에서 직접 경험하고 같이 고민하다 보니 출산으로 인해 여성분들이 겪는 심적 육체적 변화에 대해서 새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내는 요통으로 큰 어려움을 겪진 않았지만 많은 산모들이 출산 후 허리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통계적으로도 확연히 들어납니다. 우선 출산 전 임산부들의 55%가 허리통증과 골반부위의 통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55%중 80%가량이 출산 후에도 증상이 계속 지속 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습니다.

출산 전 요통에 대해서는 우리가 쉽게 그럴 가능성을 예상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몸무게의 증가와 체형의 변화 그리고 호르몬의 영향에 의해서 요통을 발생 시키게 되는 해부학적 생리학적 변화가 임산부의 몸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임신을 하면 평균 8-14kg 의 몸무게가 증가하는데 몸무게가 1kg 증가 할 때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은 약 5kg 가량이 증가하므로 이러한 몸무게의 증가는 허리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임신을 하게 되면 릴렉신(Relaxin)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허리나 골반에 있는 인대를 느슨하게 만들어 구조의 불안정성을 증가 시킵니다. 그리고 태아가 커감에 따라 산모의 척추는 전방으로 만곡이 심화되므로 그 불안정성에 구조적인 변화까지 더해 허리통증의 위험 요소를 더욱 가중 시킵니다.

그렇다면 왜 출산 후에는 허리통증이 계속 남아 있게 되거나 더 심화 될까요?

우리의 복부 근육은 척추에 직접 연결되어있는 근육들과 더불어 허리를 지탱하고 안정화 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임신기간 동안 태아로 인하여 늘어난 복부근육이 출산 후에도 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게 되어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한 요소로 작용을 합니다.

또 앞서 언급한 릴렉신의 분비는 분만 때 최고치에 이르는데 분만 시 늘어난 치골부위나 골반의 인대와 근육들이 출산 후에도 원상태로 되지 못하고 허리나 골반에 통증을 일으키는데 특히 골반 저근(치골 주위의 근육, Pelvic Floor Muscle)의 부상이나 약화는 허리 통증을 촉발 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밖에 모유 수유의 자세는 산모의 허리와 목 부위에 압박을 주게 되며 아이를 안거나 달랠 때 취하는 자세는 척추에 무리를 끼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것들도 출산 후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요인들이라 하겠습니다.

끝으로, 출산 후 생길 수 있는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적당한 시기에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여 임신과 출산으로 약해져 있는 근육들을 강화하여야 합니다. 주로 6주 전후로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하여 시작하기를 권하며 처음에는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하여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그리고 스트레칭을 단계별, 점진적으로 그 강도를 높이면 되겠습니다. 주의 해야 할 점은 아직 3개월에서 5개월까지는 늘어난 인대들이 제 위치를 찾지 않았기 때문에 넘어지는 등의 부상을 피하도록 하고 무리하고 위험한 운동은 자제해야 합니다. 특히 복부운동은, 복부근육이 임신기간 동안 태아로 인해 중앙부위에서 분리가 일어나는, 복직근 분리(Diastasis recti)가 회복되는 4-6주 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돌보고 수유하는 일상에서 가능한 한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며 물건이나 아이를 들어 올릴 때 허리보다 무릎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보통 출산 후 6주 후면 대부분의 출산으로 인한 요통은 사라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시는 것이 바람 직 하겠습니다.